어렸을 때 보았던, 제목도 기억이 안나는 드라마를 마침내 인터넷에서 발견했다.
제목은 Buck Rogers in the 25th Century. IMDB에서 확인해보니 방영년도가 1979년작이다.
초등학교 4학년때, 부모님과 함께 하와이에 있었을 때, TV에서 보았던 우주 모험 드라마가 있었다. 영어라서 무슨 내용인지는 거의 몰랐지만 우주 활극이었고 우주 흡혈귀가 나오는 내용이었다. 예쁜 여주인공을 비롯해서 모든 승무원들이 다 당하고, 주인공이 마침내 우주 흡혈귀를 무찌르는 신나는 내용이었다. 너무 흥미진진하게 봐서였는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서 그동안 쭉 찾아왔다고 할 수가 있다. 단편짜리 TV 영화였는지 드라마중 한 에피소드였는지도 몰랐지만, 기억에 남는 힌트가 주인공이 인간형의 카가 작은 로봇을 데리고 다녔다는 것 정도.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한번씩 생각이 날 때마다 웹을 뒤져보긴 했었고, 스페이스 오페라풍의 드라마가 그리 많지는 않아서 스타트렉, 아니면 배틀스타 갈락티가, 아니면 벅 로저스 중의 하나일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스타트렉은 당연히 이미 오래전에 아닌 것으로 확인을 했었다. 그동안 잡지 같은데서 사진 실린 것들을 볼 때 아무래도 벅 로저스가 맞는 것 같긴 했는데, 실물을 보질 못해서 확인을 못하던 차에, 오늘 외국 토런트 싸이트에 13기가짜리 벅 로저스 컴플리트팩이 올라왔길래 냉큼 다운받아서 확인했는데 맞더라.. 하하하.. 몇 년 묵은 체증중의 하나가 쑥 내려간 느낌. 이게 다 인터넷의 발달과 DVD의 발명 덕분인 것이다.
한글 자막은 없지만, 영문 자막이 포함되어 있으니, 이제부터 한 편씩 즐겨볼 계획이다.
P.S. 어릴때 봤던 드라마중 다시 찾아 보고 싶은 또 하나는 국내에서 방영도 했었던 '윌리엄 텔'이다. 영문제목이 'Crossbow'인데, 영국에서 시즌 3까지 방영하고 종영이 됐다고 하는데, 이것도 가끔 생각이 나면 한번씩 뒤져보고 있다. 하지만 이 놈은 아직 세계 어디에서도 DVD로 전편이 발매된 적이 없기 때문에 힘들 듯 하다. 인터넷에서 DVD발매 요청 서명을 하는 그룹이 있는데, 웹서핑하다 나도 한 표 더해준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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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여행 첫 날에 비가 오고 북해도를 떠나는 마지막 날에 다시 비가 온다. 아침에 일어나 방에 딸린 자그마한 노천탕에서 잠시 몸을 담그면서 빗소리를 들었다. 잠시 대나무발을 위로 올리고 비구경을 했는데, 남자로 태어나 좋은 점 중 하나는 이렇게 웃통을 잠시 테라스 밖으로 내놓고 있어도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빗 속에서 교통수단을 2번이나 갈아타고 공항에 가려면 꽤나 고생스러울텐데, 버스 시간을 알아놓길 잘 했다는 안도의 느낌도 잠시 들었다.
아침 식사는 1층에 위치한 식당에서 먹게 되는데, 1인당 한 상씩의 일본식 정식이지만 부페처럼 준비된 바에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준비되어 있다. 식당은 인테리어가 고급스럽고, 음식은 깔끔하고 맛있다. 짐을 모두 챙긴 후에 9시를 약간 넘김 시간에 숙소 앞에서 공항행 버스를 탔다. 아이나 나나 아내나 5박 6일간 여행의 피곤 때문에 공항까지 가는 동안 내내 자면서 갔다. 일본 버스인 만큼 요금은 역시 내리면서 지불했다. 가격은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1000엔이 약간 넘는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탑승 수속을 마치고, 공항 2층에 있는 쇼핑가에서 라멘으로 요기를 했다. 온갖 종류의 라멘 종류를 취급하는 걸로 봐선 직접 국물을 내는 가게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내는 미소라멘을 먹고, 난 드디어 북해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는 버터콘 라멘에 도전했다. 버터콘 라멘은 역시 너무 느끼해서 두번 다시 먹을 음식은 아니었다. 여기 저기 다니면서 선물등은 그 때 그 때 사놓아서 특별히 공항에서 쇼핑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단 게이트에 들어가고 나면 구멍가게 수준의 면세점만 있기 때문에 출국 전에 뭔가 살 사람은 공항 2층의 쇼핑가에서 사는게 좋다.
일본에 가는 길엔 자리가 많이 비어서 승무원의 호의로 4자리나 차지하고 편하게 갔지만, 돌아오는 길엔 승객이 많아서 그런 호사를 누리지는 못하였다. 덕분에 2시간 40분동안의 지옥같은 비행을 경험했다. 아이가 좀 잤으면 좋겠는데, 공항 오는 길에 잘 자면서 와서인지 비행동안 내내 한 잠도 자질 않았다. 심심하다고 보채고, 안겨서 가만히 있으면 좋겠는데 갑갑하다고 비비적대는 통에 내 자리를 아이에게 양보하고 바닥에 쪼그리고 앉았다. 나름대로 비행기 안에서 아이의 시선을 끌어줄 놀잇거리를 많이 준비해 갔다고 생각했는데 별 소용이 없더라.
이렇게 5박 6일동안 아이와 북해도를 다녀왔다. 16개월짜리 아이를 동반해서 여행을 가려니 몸이 힘들다. 한 손에 아이를 안고 한 손에 유모차를 들어야 할 때가 종종 있으므로 유모차 무게는 가벼운게 좋을 것이다. 우리 유모차가 무게가 5킬로그램대의 비교적 무겁지 않은 유모차였는데, 여행을 다니다보면 이것도 무겁다. 여행을 하려면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완전히 바 형태로까지 접혀지는 유모차를 따로 하나 구입하는 것이 나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아무리 계획을 느슨하게 짜도 틀림없이 스케쥴을 채우지 못한다. 아이가 우리 뜻대로 따라 주질 않고, 시간은 한정없이 지연이 된다. 아이가 어디로 튈지 모르니 계속 신경만 쓰이고. 그러다보면 어디 한 군데도 제대로 보고 다닌 데가 없는 느낌이고 불만족이 쌓여만 간다. 그래서 느끼는게 16개월짜리 아이랑 해외 여행을 하는게 해보면 못할 짓은 아닌데 왠만하면 안하는게 좋겠다라는 것이다. 아이를 떼어놓고 갈수만 있다면 무조건 어딘가에 맡기고 가시길..
여행을 오기 전에 여름철 북해도가 좋다고는 얘기를 많이 듣기는 했는데, 기대가 컸던 탓인지 생각만큼 만족스럽진 못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신혼 여행때 갔었던 교토, 오사카, 고베, 히메지 쪽이 더 나았던 것 같다. 그래도 열차, 버스, 트램, 택시, 지하철 등의 왠만한 현지 교통수단등을 다 타보고 왔다는게 나름 보람차기는 했다. 그것도 아이까지 데리고서. 혹시 너무 나이 먹기 전에 여행을 다시 북해도로 가게 된다면 다음 번에는 쿠시로 습지와 목장 구경을 해보고 싶다. 그 때는 아이가 없이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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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에서 노보리베츠역까지는 가깝다. JR 도야역에서 고작 36분 정도면 노보리베츠역에 도착한다. 12시 37분에 출발하는 특급 호쿠토 7호 열차를 타고 노보리베츠역에 오후 1시 13분에 도착했다. 노보리베츠역은 도야역보다 더 시골냄새를 물씬 풍기는 작은 역이다. 도야꼬에 갈 때와 마찬가지로 JR 노보리베츠역에서 노보리베츠 온센까지는 로컬버스를 갈아타고 들어가야 한다. 버스 시간에 따라 노선이 조금씩 다른데, 차이는 얼마나 온천지역 깊숙이까지 버스가 들어가느냐의 차이이다. 어떤 버스는 노보리베츠 온센 터미널까지만 가고, 어떤 버스는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호텔까지 들어간다. 이런 정보는 노보리베츠역사에 붙여져 있는 버스 시간표를 보면 확인 가능하다. 우리 숙소였던 ' 료테이 하나유라'는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호텔 중에 하나였는데, 때문에 버스를 한 대 그냥 보내고 다음 버스를 탔다. 이게 다 도야꼬에서 온센 터미널에서 내려서 한참 걸었던 경험에서 얻은 산지식이다. 우리가 탄 버스는 '파크호텔 미야비테이'앞에 정차했는데, '료테이 하나유라'는 '파크호텔 미야비테이'와는 나란히 붙어 있는 같은 계열사의 호텔이다. 파크호텔 미야비테이, 마호로바 호텔이 같은 계열사의 호텔인데, 우리 숙소가 아마도 그 중에선 가장 고급인 듯 싶다. 다만 규모면에서 마호로바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욕탕의 종류가 적어서인지 - 마호로바는 규모가 큰 만큼 노보리베츠에서 대욕장에 가장 많은 온천탕의 종류를 가지고 있는 호텔중의 하나라고 - '료테이 하나유라'에 숙박하는 손님들은 자체 대욕장뿐 아니라 '파크호텔 미야비테이'의 대욕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상점은 '파크호텔 미야비테이'의 상점을 함께 이용한다. '료테이 하나유라'와 '파크호텔 미야비테이'는 나란히 붙어 있는데, 서로 오가기 위해서 호텔 밖으로 나갈 필요는 없고 카운터 옆의 통로를 통해 오갈 수가 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가본 경험상 '파크 호텔 미야비테이'의 대욕장이 탕의 종류가 두어개 더 많은데 물의 질면에서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고, '하나유라'의 경우 타월등이 대욕장에 비치되어 있지만, '파크호텔'의 경우 약간 격이 떨어지기 때문인지 대욕장에 갈때 자기 타월을 들고 가야 하는 귀찮음이 있기 때문에 '하나유라'에 숙박하는 경우 굳이 '파크호텔'의 대욕장엘 갈 이유는 없어 보였다.
워낙 비싼 숙소여선인데다 노천탕이 딸린 방을 예약한 덕분인지 방의 고급스러움이 도야꼬에서 묵었던 '도야 고한테이'와는 비교를 불허한다. 서비스도 만점인데 카운터의 매니저가 방까지 직접 같이 와서 방을 안내해준다. 방에 딸린 노천탕은 대나무 발이 처진 테라스에 나무로 만든 목욕탕이 하나 놓여 있는 수준이긴 한데, 설명을 들으면 이런 곳에도 원수가 그대로 들어왔다가 재활용없이 그대로 흘러 나간다고 한다. 맹물이면 기분이 전혀 안났을텐데, 물은 뿌연 석회질의 물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안그래도 비싼 숙소에다 노천탕 때문에 더 비싸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랑 같이 맘 편히 온천욕을 하려면 아무래도 개인탕이 필요하기는 했으니까 좋게 생각했다. 그리고 이 곳에선 저녁 메뉴가 방에서 먹는 '카이세키'여서 벌써부터 저녁에 대한 기대로 설렌다. 게요리 카이세키와 계절요리 카이세키가 있었는데, 아내는 게를 아주 좋아하지만, 우리 딸이 예전에 내가 만든 게찌게를 먹고 온 몬에 두드러기가 났던 적이 있어서 계절요리로 예약을 했었다. 3시 반에 저녁식사와 잠자리를 준비해주는 메이드가 와서 소개를 하기로 했는데, 그 때까지 시간이 약간 남기도 하고 애매한 시간의 열차를 타서 점심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점심이나 먹을까 하고 밖으로 나왔다. 버스를 타고 숙소 바로 앞까지 들어왔기 때문에 몰랐는데, 막상 걸어보니 온센 터미널에서 숙소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지는 않았다. 하지만 약간 난감했던게 2시와 3시 사이의 시간이었는데, 모든 식당들이 문을 걸어닫고 '준비중'이란다. 이 곳의 식당들은 점심 시간 동안만 딱 식당을 열고, 점심과 저녁시간엔 문을 닫아버리는 모양이다. 결국 세븐일레븐에서 ATM에서 현금을 조금 뽑으면서 편의점표 유부초밥을 사가지고 와서 점심을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영어 못하는 메이드와 영어도 일어도 못하는 우리 부부의 어색한 만남을 잠시 가진 후에 4시쯤 숙소를 나서서 지옥계곡으로 향했다.
지옥계곡에서 가장 가까운 숙소가 유명한 '타키모토칸'이고 우리 숙소가 아마도 그 다음쯤 되겠다. 거리는 그다지 멀어보이지는 않는데, 계속 오르막길인데다가 유모차를 밀고 가기엔 도로가 울퉁불퉁해서 힘이 배로 들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아이와 여행을 하다보니 계단을 만나는게 제일 두려운데 지옥계곡까지만 다녀오는 길은 계단이 없는 길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도로가 안좋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옥계곡 한 바퀴 돌고 오는 동안에, 애만 없었더라면 오유노마까지도 갔다 왔겠다 싶다. 지옥계곡은 상당히 멋지다. 풀 한포기 없는 황폐한 골짜기를 한 줄기 온천수가 김을 모락모락 내면서 흘러가는데가 유황냄새가 코를 찌르는게 으스스하니 제법 지옥 기분이 난다. 여름철에는 날짜만 잘 맞추면 밤에 지옥계곡에서 불놀이(?)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날짜를 못맞춰서 오늘은 하는 날이 아니었다. 지옥계곡 탐방로에서 오유누마로 향하는 산길은 계단의 연속이기 때문에 유모차를 들고 있는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은 아니었기 때문에 돌아와야 했다. 마지막 날은 쉴 계획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하나라도 더 구경하고픈 욕심이 생기는 법이라 오유누마나 다른 명소에 못 가보는것에 대한 아쉬움이 가슴을 후벼팠다. 지도를 보면 오유누마까지 도로가 연결이 되어 있는걸 볼 수 있는데, 딱 2시간만 렌트를 해볼까 하는 고민을 잠시 했었다.
지옥계곡을 다녀와서 대욕장에 갔는데, 도야꼬의 온천이 맹물(?)탕만 있는데 비하면 이 곳의 온천탕은 다채롭다. 맹물탕, 뿌연탕, 맹물탕인데 하얀 찌꺼기가 떠다나는 탕의 3종류가 준비되어 있다. 탕마다 각각 이름이 있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뿌연탕이 신기해서 제일 좋았다. 욕탕에서 체중을 재보았는데 꽤나 잘 먹고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체중은 오히려 살짝 줄었다. 아이 데리고 여행 하는건 힘든 법이다.
기대했던 저녁시간엔 굉장한 진수성찬이 나왔던 것 같은데, 아이의 방해 공작으로 말미암아 내가 음식을 입으로 먹었는지 코로 먹었는지를 모르겠다. 식사 처음에 주는 메뉴가 적힌 종이에는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적혀 있는데, 막상 먹어보면 그리 많지는 않다. 메뉴종이가 해석 불가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회사 구내식당 메뉴 적어놓는 것처럼 시시콜콜한 재료까지 다 적어놓는 모양이다. 메이드가 먹는 상황을 봐가면서 한 가지씩 음식을 넣어주는데 기다리기가 꽤나 지루하다. 메이드는 음식에 대해 일본어로 소개하지만 우리가 못알아듣고, 우리가 음식에 대해 영어로 물어보면 메이드가 못알아듣는다. 식사 중에 메이드와 나눈 뜻이 통화는 대화는 메이드가 우리 아이에게 '가와이'라고 한 것과 내가 메이드에게 '오이시이'라고 한 것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일어 못해도 일본 자유 여행 충분히 할 수 있다.
노보리베츠에서 공항까진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전에 조사해서 가기로는 '마호로바호'라고 호텔 셔틀 버스가 삿포로시까지 가는건 알고 있었는데, 공항가는 버스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카운터에서 혹시나 하고 물어보니 셔틀버스는 아니지만 시외버스가 있는 듯 했고, 호텔 바로 앞에 정차한다고 한다. 오케이. 이미 예약해놓은 JR열차표가 있기는 했고, 그걸 안쓰면 JR패스를 끊어놓고도 고작 본전치기만 한 셈이지만, 버스 타고 JR 노보리베츠역에서 까서 열차로 갈아타고 미나미치토세역에서 열차를 또 한번 갈아타야 공항에 가는데, 이젠 좀 편하게 가보자 싶어 시간을 알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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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경이다. 대단히 이른 시간이 일어나버렸다. 북해도는 우리 나라보다 훨씬 동쪽임에도 같은 시간대를 쓰기 때문에 해가 일찐 뜬다. 창밖을 보니 하늘이 이미 어느정도 밝아져서 산책을 나가기 좋은 정도였다. 새벽녁의 호수는 쨍한 오후에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그나저나 내가 이렇게 일찍 일어날 수가 있다니, 여행을 가면 다들 부지런해지는 것인가.
새벽녁의 도야꼬
아침식사는 어제 저녁을 먹었던 식사에서 부페식으로 먹었다. 식당은 어딘가 엉성해보이지만, 음식은 최소한 삿포로 시내의 오쿠라 호텔보다는 낫다. 체크아웃 시간이 10시이기 때문에 쇼와신잔으로 출발하기 전에 먼저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카운터에 맡겼다. 일본으로 오기 전에 방 값을 계산했는데도 료칸호텔의 경우 그것과는 별개로 1인당 입욕세를 150엔씩을 받는다. 이것은 나중에 노보리베츠 온센의 '료테이 하나유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쇼와신잔으로 가는 버스는 도난버스의 경우 하루에 4대밖에 운행하지 않는데, 거기에 추가로 도야꼬를 한바퀴 도는 100엔 순환버스가 하루에 또 4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조합해서 일정을 짜야 한다. 모도마치에서 9시 6분에 출발하는 100엔 순환버스를 타고 쇼와신잔에 갔다가 10시 20분에 모도마치에 돌아오는 도난버스를 타는 방법을 택했다. 100엔 순환버스의 경우 쇼와신잔에 도착하는 시간이 9시 15분이니까, 쇼와신잔과 우스잔을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1시간쯤 되는 셈이다. 간밤에 카운터를 지키던 아저씨가 1시간이면 'enough'라고 했지만 글쎄다. 아이도 있는데 과연 될까. 하지만 열차시간을 감암하면 이게 최선의 일정이었다. 버스 시간 잡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으면, 열차를 좀 늦게 잡았으면 좋을뻔 했다. 그랬으면 100엔 순환버스를 타고 호수 한 바퀴 도는 것도 해 볼 수 있었을지 모르는데. 참고로 도난버스 시간은 아침 10시, 11시 반, 오후 2시 반, 오후 3시 반에 온센 터미널에서 출발하고, 10시 20분, 11시 50분, 오후 2시 50분, 오후 3시 50분에 쇼와신잔에서 출발한다. 평범하게 계획을 짠다면 아침 10시 버스를 타고 가서 11시 50분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것이겠지만, 내가 노보리베츠행 열차를 12시 37분으로 끊어놓았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반면 100엔 순환버스는 모도마치에 서는 시간이 아침 9시 6분, 10시 36분, 오후 1시 36분, 오후 3시 6분이다.
쇼와신잔에 도착하면 온 몸에서 증기를 내뿜는 빨간 돌댕이인 쇼와신잔을 바로 볼 수 있다. 쇼와신잔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바로 우스잔 로프웨이를 타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산을 보니 척 봐도 안개가 자욱하다. 이번 일본 여행에선 희안하게도 케이블카만 타려고 하면, 항상 안개속을 헤메게 된다. 왜 이럴까. 우스잔 로프웨이 바로 옆에 쿠마(곰) 목장이 있는데, 관광버스가 줄줄이 그 앞에 서 있는 것이 꿩대신 닭이라고 그 곳에 간 것인지도 모르겠다. 저 위쪽에는 길이 어떨지 몰라서 유모차를 매표소에 맡기고 갔다. 올라갔더니 계단만 잔뜩 있으면 곤란하기에. 올라가는 동안 왼쪽으론 도야꼬의 장관을, 오른쪽으론 쇼와신잔을 바라보며 올라갔지만, 정상 즈음에선 모든게 안개 속에 파묻혀버렸다. 정상의 전망대에서 잠깐 안개 구경을 하고, 우스잔 분화구 구경을 하러 걸음을 옮겼다. 안개 정도를 봤더니 그 곳도 왠지 뻔할 것 같았지만, 혹시나 하는 기분에서였다. 그리고 아이랑 같이 안개낀 길을 산책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기에.. 하지만 역시 아이와 함께 걷다보니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아이는 조금 걷다가 금방 길가에 들꽃에 시선이 팔려서 '꼬,꼬' 하면서 꽃을 만지작 거리곤 한다. 게다가 분화구 전망대에 가까워져서는 우려하던 계단이 결국 나타나고 만다. 아이 손 잡고 한 계단씩 오르다보니 시간이 너무 걸려서 결국 안고 오른다. 힘들다. 마침내 우스잔 분화구 전망대에 도착했지만 역시 워낙 안개가 짙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보통은 이쯤에서 돌아가는 것 같지만, 여기에서 트래킹 코스가 좀 더 이어져 있기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우스잔 트래킹을 좀 더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전망대 너머엔 진짜 산길이기에 우리처럼 아이가 있다면 무리일 것이다. 지금와서 생각하기엔 도야꼬 주변에는 여기저기 트래킹할만한 길이 많으니, 여유있게 하루 정도 더 일정을 잡고, 트래킹을 즐겨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분화구 완전 정복도 나쁘지 않을 것 같으니..
돌아가는 길에 안개가 걷히기 시작해서 케이블 승차장에 거의 도착할 때쯤 되니, 이 곳에서도 호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만 허락한다면 다시 호수 전망대에 들러서 호수 구경을 좀 더 하고 싶었지만, 돌아가는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면 11시 정시에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타야 했기에 아쉬움이 남지만 바로 케이블카를 탈 수밖에 없었다. 케이블카가 15분에 한 대씩 다니기 떄문에 이걸 놓치면 자동적으로 버스도 놓칠 수 밖에 없다. 버스 출발 시간이 5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내가 상점에 들렀다가 버스로 오겠다고 했다. 버스 기사에게 아내가 상점에 있다고 안되는 영어로 얘기했는데, 버스는 정시에 출발할 수 밖에 없으니 정시까지 못오면 다음 버스를 타라며 딱 잘라 말한다. 시간에 딱 맞춰 나타난 아내는 빨간색의 아이옷을 사들고 있었는데, 정확히 유카타는 아니지만 대충 비슷한 느낌을 주는 옷이었다. 간밤에 16개월 아이가 입을 수 있는 정도로 작은 유카타가 숙소에 없었기에 아쉬워하더니 결국 원하던 바를 이룬 모양이다. 나도 옷이 이뻐서 맘에 든다. 옷이 이쁜데 메이드 인 차이나면 어떠랴.. 겨우 버스에 몸을 싣고 숙소로 돌아왔다. 쇼와신잔에서의 1시간이라는 시간. 어른들 뿐이었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르지만,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엔 턱도 없이 모자란다.
숙소가 있는 모도마치에서 도야꼬역까지 가는 버스 시간은 1시간 이상 남았다. 아이는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는게 힘들었는지 유모차에서 잠이 들었고, 호텔에서 지나다니는 손님을 위해 무료로 제공하는 족탕에 발을 담그며 쉬었다. 버스를 타고 어제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서 도야꼬역으로 향했다. 도야꼬.. 하루, 이틀 더 묵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좋았다. 온천, 호수, 화산, 산책로, 불꽃놀이. 이 곳엔 정말 많은 즐길 거리가 있었다.
도야 고한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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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해도 여행 (8) - 오타루 (0) | 2008/08/13 |
도야꼬행 열차 시간을 10시 37분으로 여유있게 예약했었기 때문에 아침 시간을 여유있게 보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짐을 모두 싸서 숙소를 옮겨야 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바쁜 아침이었다. 혼자뿐이었다면 일도 아니지만, 아이와 함께라면 챙겨야 할 짐이 많은 법이다. 사실 욕심 같아서는 아침 시간에 JR 삿포로역으로 가는 길에 구 홋카이도청을 들러서 구경하고 가고 싶었지만, 실은 시간에 맞춰 역에 나가기 바빴다. 엔화 현금이 바닥이 난 상태였는데, 가지고 있던 달러 TC로 계산하면서 엔화로 거스름돈을 받은 통에 약간 현금이 다시 생겼다. 삿포로부터 도야꼬까지의 거리는 후라노까지의 거리보다 멀지만, 특급열차기 때문에 소요시간이 1시간 40분 정도로 오히려 덜 걸린다. 특급 호쿠토 열차는 지금까지 만났던 북해도의 어느 열차보다도 더 멋지고 잘 빠졌다. 열차를 타고 일본을 여행하고 있노라니, 열차길 주변으로 끊임없이 주택가가 이어지는 것이 신기했다. 주로 주택들만 눈에 들어오고 상가 건물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열차역 주변에만 대형 마트가 있고, 그 주변으로 베드타운이 형성되는 그런 모양으로 보인다. 대부분 2층짜리 주택이고 높은 주택들은 거의 없는 편이다. 예전에 오사카, 교토 지역에 여행을 갔을 때에 비한다면, 북해도의 주택들은 좀 더 현대적으로 생겼다는 느낌이다.
1시간 40분 정도의 여정동안 아이는 별다른 말썽을 부리지는 않았는데, 도착할 때가 되어서 아내가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는 동안에 엄마를 찾으면서 심하게 보채고 울어서 당황스러웠다. 아이 챙기랴, 여행짐 챙기랴 내 손은 두 개뿐인데, 아내는 없고, 겨우 짐을 가지고 문 앞에 나와있는데 아이가 아내를 찾으러 객차 안으로 뛰어들어가 버린다. 황당..
도야꼬 역에 내려서니, 관광지답지 않게 평범한 주택가의 풍경이다. 사실 도야꼬 온센까지는 여기서 버스를 타고 15분쯤 더 들어가야 한다. 아마 온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여기서 살면서 춭퇴근하지 않을까. 역 앞에 택시가 서 있기는 한데, 거리가 얼마나 먼지도 모르겠고 따라서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도 모르고, 엔화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버스를 선택해야 했다. 물론 나는 처음부터 여행온 김에 현지 버스를 타고 싶었고, 앞의 얘기는 그저 핑계였을 뿐이다. 도야꼬 온센 터미널행 버스를 탔는데 따로 여행 짐을 실을만한 짐칸이 없었기 때문에, 짐을 들고 버스 위로 올라야 하는데, 아내는 아이를 안고, 난 짐을 한아름 안고서 버스를 타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나마 앉을 자리가 있었기에 다행이다. 일본의 버스는 후불제로 버스를 타면서 정류장 번호가 찍혀있는 표를 뽑게 되는데, 버스 앞쪽의 전광판에는 정류장 번호별로 그 아래에 요금이 매 정류장마다 찍힌다. 따라서 내가 내야할 요금이 얼마인지를 굳이 일본어를 모르더라도 굉장히 알기 쉽게 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마찬가지로 매 정류장의 이름 역시, 비록 일본어이긴 하지만, 앞쪽의 전광판에 찍히기 때문에 외국인이 버스를 타기가 상당히 편리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어가다 보면, 우측에 니시야마 화구 산책로가 보이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는것이 버스에서도 보인다. 그리고 조금만 더 가면 왼쪽에 도야꼬의 장대한 모습이 보이는데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도야꼬 온센 터미널은 시골 터미널인 만큼 작고, 사람도 적은 편이다. 우리 숙소인 '도야 고한테이'는 예약할 땐 잘 몰랐는데, 막상 가보니까 온센 터미널에서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사람도 적고, 한가한 시골길이라 비교적 즐거운 길이었다. 나중에 알았는데, '도야 고한테이'나 '만세이가쿠'에 숙소를 정한 경우라면 도야 온센 터미널에서 내려서 걸어서 가는 것 보다는 '온센 터미널'행 말고 '히가시마치'행 버스를 타고 '모도마치'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앞으므로 편하다.
숙소는 체크인 시간이 오후 2시였는데, 1시간 정도 일찍 왔기 때문에, 호텔 카운터에 짐을 맡기고, 도야꼬 유람선을 타러 나갔다. 숙소가 도야꼬에 바로 면해있는데, 호수변 산책로를 통해서 유람선 선착장까지 걸어갈 수가 있다. 점심을 선착장 주변에서 대충 먹기로 하고 얼른 눈에 띄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마치 시골의 간이 식당처럼 작고, 사람도 거의 없는 식당이었는데, 아내는 우동을, 나는 생선 덮밥을 먹었다. 선택의 결과는 아내의 승리. 하얀 팥죽이 유명한 식당이라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식당에서 카드를 안받는 통에 남은 현금을 탈탈 털어서 계산을 하고 나니, 배삯을 치를 돈이 떨어졌다. 식당 주인에게 'ATM?'이라고 물으니, 손가락 랭귀지로 편의점 위치를 알려준다. 아내와 아이를 선착장에서 기다리게 하고 편의점에 다녀왔다. 편의점이 여기저기에 많이 있다보니 현금이 필요할 땐, 편의점을 찾는 것이 편한 것 같다. 단지 ATM에서 국내 현금카드로 돈을 찾을때 10000엔씩의 큰 단위로밖에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우리나라 돈으로는 10만원이란 큰 돈이지만, 물가가 비싸서 어차피 하루,이틀밖에 안 갈 것이긴 하다.
도야꼬 유람선은 30분마다 배가 있는데, 여름철에는 도야꼬 중앙에 있는 나까지마에 내려서 돌아볼 수가 있다. 나까지마에는 선착장 주변의 일부만 사람이 다닐 수가 있고, 그 이외의 지역은 울타리로 막아놓아서 들어갈 수가 없다. 울타리 너머에는 야생 사슴이 살고 있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먹을 것을 주기 때문인지 거의 울타리 주변에만 우루루 나와서 서성이고 있다. 그렇다보니 이건 뭐 동물원에서 사슴 보는거나 다를 게 없다. 야생 사슴을 구경할 생각이라면 틀림없이 실망할 것이다. 아내는 끝까지 그 사슴들이 우리에 가둬져 있는 줄 알고 있었다. 유람선은 한번쯤은 탈만했다. 하지만 도야꼬의 멋진 경치를 즐기기에는 유람선보다는 우스잔 로프웨이를 타고 우즈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것이 훨씬 멋지다. 나까지마는 그저 그랬다. 섬 깊은 곳까지 산책로를 만들어서 들어갈 수 있게 해 놓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유람선을 타고 숙소로 돌아가니 4시쯤 되었던 것 같다. 체크인을 하고 방을 배정받았는데 2층이었다. 예약시에 호수변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2층이라는 건 실망이 크다. 방은 다다미 12개가 깔려있는 12조짜리였다. 방 시설은 평범한 정도이고 나름 만족스러웠다. 테라스같은 공간이 있고 티테이블이 놓여져 있는데 그 곳에서 호수 전망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 2층이다보니 전망은 그럭저럭인 정도. 공중욕탕은 꼭대기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수건은 방에서 가져가야 한다고 한다.
잠시 쉬다가 니시야마 화구 산책로를 구경하기 위해 나섰다. 오후 6시까지니 조금은 서둘러야 할 듯 했다. 택시를 탔는데 기본요금이 삿포로보다는 쌌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530엔이었나, 그 정도였을 것이다. 2000년에 도야꼬 온센 바로 뒷산에서 화산이 터졌는데, 그 때 니시야마 화구쪽에는 주택가가 있었는데, 그 한 복판에서도 폭발이 있었다고 한다. 그 것을 그대로 보존해 놓은 것이 니시야마 화구산책로이다. 니시야마 화구 산책로 정류장에 내리면 니시야마 화구 산책로쪽 말고도 다른 화구 산책로가 있는데,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도야꼬 온센 뒷산으로 이어지는 트래킹 코스가 아닌가 하는 추정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시간이고, 그쪽에 대해선 전혀 정보가 없는 터라 그냥 니시야마 화구 산책로로 들어섰다. 시간이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산책로엔 거의 아무도 없엇다. 폐허가 된 주택가까지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거리가 멀다. 특히나 오르막길인데 아이와 함께 유모차를 가지고 가야 하기 때문에 힘들었다. 그나마 계단이 없고 모두 비탈길이기에 그나마 다닐만 하다고 할까. 한참을 걸어서 화구 있는데까지 도착을 하면, 분위기가 묘하다. 울타리 처진 산책로 주변으로 부서진 도로와 전신주가 그대로 있는데 그 옆으론 예쁜 들꽃들이 피어 있고, 물이 고여있는 화구에선 김이 모락모락난다. 숨을 들이마시면 유황 냄새가 알싸하게 코를 자극한다. 유황냄새가 계속 나서, 특히 아이한테 괜찮을까 걱정해서 아내가 별로 달가와하지 않는다. 좀 더 나아가니 대피소가 있고, 그 위치에서라면 폐허가 되어있는 옛 주택가가 보인다. 나야 당연히 거기까지 가보고 싶지만, 아내와 아이가 힘들어해서 여기서 이만 돌아가기로 한다. 해가 저물어가기 시작하는데, 아무도 없으니 조금 불안해지는 것도 있었을 것이다. 버스 정류장에 내려와서 정류장에 적혀있는 시간표를 보니, 버스가 뜸해서 1시간은 기다려야 할 판이다. 택시를 타고 이 곳에 오면서 택시 회사 전화번호를 받아놓은 것이 있으니 일본어를 못하지만 택시를 불러보기로 했다. 여기서 대화를 자세히 소개하긴 힘들지만, 대부분 단어와 두세단어 영문장으로 얘기를 주고 받았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 Place는 '니시야마 갓코우', Name은 '***', 장소를 설명하기 쉬워서였지만, 그 정도 만으로도 택시를 충분히 부를 수가 있으니 일어 못하는 여행객들이라도 겁먹을 필요는 없지 싶다.
숙소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었다. 식사는 바이킹(부페)인데, 식당은 왠지 허접해보이는데 비해 음식 맛은 꽤 좋았다. 료칸호텔이다 보니 사람들이 유카타를 걸치고 다니는데, 나 역시 유카타를 입고 기분을 내보았다. 저녁 식사 후에 대욕탕에 가서 온천을 즐기고 9시부터 호숫가에서 매일밤 벌어진다는 불꽃놀이를 구경하러 나갔다. 낮에 탔던 유람선이 다니면서 불꽃을 쏘아올리는 모양인데, 멋진 광경이었다. 불꽃들을 사진에 담아보고 싶었지만, 삼각대도 없었고, 광각렌즈도 아니어서, 맘에 드는 사진을 건지지는 못했다.
내일은 오전엔 쇼와신잔, 우스잔을 갔다가 노보리베츠 온센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도야꼬엔 온천하러 온게 아리나 화산과 호수를 보러 온것이었으니, 본격적인 온천은 내일이다. 카운터에서 얻은 이 지역 버스 시간표를 보면, 쇼와신잔행 버스가 워낙 배차 간격이 길어서 고민이다. 아무래도 내일은 아침부터 서둘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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